교수신문 · 2026.07.09
아현역에서 충정로 사거리 사이에 위치한 가구단지 윗길을 따라 올라가면 언덕 위로 넓게 펼쳐진 북아현동이 나타난다. 머지않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재개발 구역이다. 비탈을 따라 들어선 마을이라 골목 어디에서 바라보든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있다. 여느 언덕 마을이 그렇듯 앞집과 옆집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려 층층이 자리 잡은 주택들이 정겹다. 능선처럼 이어지는 동네 맨 꼭대기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아래로 가파르게 내려가며 좌우로 뻗은 좁은 골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길목마다 저마다의 모양과 표정을 지닌 집들이 모여 있고 어느 골목 하나 닮은 구석이 없다. 골목길을 좋아하는 외지인의 눈에는 마냥 근사해 보일 마을이지만, 정작 이곳에 삶을 기대온 주민들에게는 오랜 불편의 공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노후한 주택은 위생 문제를 안고 있고 낡은 벽과 창은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차 한 대 지나기 힘든 좁은 골목 탓에 큰 가전제품이나 가구 하나 들여놓는 일조차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이미 마을 너머로는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솟아 있다.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 재개발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불가피함 앞에서 골목길의 낭만을 읊조리는 것은 어쩌면 한가한 감상일지도 모른다. 이런 재개발 예정지를 찾을 때마다 이 집들이 처음 지어졌을 무렵의 시절을 상상해 보곤 한다. 그 시절엔 정밀한 도시계획을 세우거나 좋은...
v.daum.net · 2026.06.07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주요한 주택 공급 수단은 재개발,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이다. 그런데 신규 택지 개발이 빈 땅에 새집을 공급하는 것과 달리, 정비사업은 주민이 살고 있는 주거지를 대상으로 한다. 정비사업으로 새집을 지으려면 누군가 살던 집을 허물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은 주택 시장에 이중적인 효과를 낸다. 주택 수를 늘리기만 하는 택지 개발과 달리, 정비사업은 멸실을 거쳐 주택을 공급한다. 멸실 과정에서 주택 재고량은 감소하고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한다. 모두 전월세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결국 정비사업은 새집을 공급해 가격을 낮추기 전에, 멸실을 통해 가격을 상승시킨다. 그럼에도 멸실에 따른 이주대책이나 임차 시장 불안에 대한 대비 없이 서울에서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인 정비사업 현장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 ■ 철거민 정착지였던 정릉골 …재개발하면 임대주택 '0' 서울 성북구의 정릉골은 북한산 아래 달동네다. 1960년대 청계천과 북아현동 일대 판자촌을 정리하면서 산기슭으로 옮겨온 이들이 정착한 마을로 전해진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연탄으로 난방하는, 주거 취약계층 거주지다. 철거민을...
한국경제 · 2026.06.04
서울 아파트 공급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단계별 사업 지연 리스크와 강화된 규제, 추가분담금 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 접근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의 모든 콘텐츠는 한국경제신문의 저작물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사전 허가 없는 무단 전재·복제·배포·캡처 공유·AI 학습 활용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위반 시 서비스 이용 제한 및 민형사상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본 서비스의 AI가 제공하는 종목 정보는 정보 제공 목적의 참고 자료일 뿐, 투자 권유·자문·추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따른 손실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Google 검색에서 한국경제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I 기사요약 서울 아파트 공급에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비중이 확대되는 가운데, 단계별 사업 지연 리스크와 강화된 규제, 추가분담금 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 접근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이해 늙어가는 서울 아파트들 정비사업 의존도 커져 '시간과의 싸움' 재건축·재개발 단계별 위험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은 지난 4월 23일 서대문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지 18년 만이다. 북아현2구역은 북아현동 일대 26만3100㎡에 총 5310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구역 내 성당과 갈등, 조합 내 1+...
네이트 · 2026.05.25
24일 서울 강남·강북을 잇는 143번 버스 종점에서 정릉천을 건너 북한산 기슭으로 들어가니 붉은색 래커칠이 곳곳에 낙인처럼 찍혀있다. 구불구불 언덕길 주위엔 쓰레기가 쌓였고, 수풀이 우거진 빈집들이 버티고 있었다. 1960~70년대 청계천과 북아현동 판자촌 철거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일군 달동네, 정릉골이다.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 국공유지 6만9711㎡를 비롯한 20만3857㎡(약 6만1670평) 땅엔 지하 2층~지상 4층 고급 타운하우스 1400여가구를 짓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 뒤 주민 90%가량은 마을을 떠났다. 그곳 한편엔 김우권(62)씨 부부와 반려견 ‘봄’이 10여년간 살아온 10평 남짓한 집이 있다. 김씨는 이날 목재와 철판을 덧대 ‘방어벽’을 만들어 현관 앞에 세웠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낸 건물 인도 소송 결과에 따라 27일까지 집을 비우지 않으면 ‘예고 없이 강제집행’한다는 법원 서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간살이도 챙기지 못하고 쫓겨날까 봐 불안이 크다. 그를 포함해 세입자 21가구와 무허가 건물 소유주 등은 정릉골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성북제일교회 첨탑 아래, 낡은 슬레이트 지붕 건물은 정덕영(57)씨 부부 집이다. 2024년 3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15만원을 주기로 하고 이사 왔다. 불과 5개월 뒤 이주해야 한다는 설명은 듣지...
한겨레 · 2026.05.25
24일 서울 강남·강북을 잇는 143번 버스 종점에서 정릉천을 건너 북한산 기슭으로 들어가니 붉은색 래커칠이 곳곳에 낙인처럼 찍혀있다. 구불구불 언덕길 주위엔 쓰레기가 쌓였고, 수풀이 우거진 빈집들이 버티고 있었다. 1960~70년대 청계천과 북아현동 판자촌 철거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일군 달동네, 정릉골이다. 성북구 정릉동 757번지 일대 국공유지 6만9711㎡를 비롯한 20만3857㎡(약 6만1670평) 땅엔 지하 2층~지상 4층 고급 타운하우스 1400여가구를 짓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 뒤 주민 90%가량은 마을을 떠났다. 그곳 한편엔 김우권(62)씨 부부와 반려견 ‘봄’이 10여년간 살아온 10평 남짓한 집이 있다. 김씨는 이날 목재와 철판을 덧대 ‘방어벽’을 만들어 현관 앞에 세웠다.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낸 건물 인도 소송 결과에 따라 27일까지 집을 비우지 않으면 ‘예고 없이 강제집행’한다는 법원 서류를 받았기 때문이다. 세간살이도 챙기지 못하고 쫓겨날까 봐 불안이 크다. 그를 포함해 세입자 21가구와 무허가 건물 소유주 등은 정릉골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성북제일교회 첨탑 아래, 낡은 슬레이트 지붕 건물은 정덕영(57)씨 부부 집이다. 2024년 3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15만원을 주기로 하고 이사 왔다. 불과 5개월 뒤 이주해야 한다는 설명은 듣지...